살면서...

밥그릇을 쓰다듬던 아내

사랑의고향길 2008. 1. 6. 23:38
밥그릇을 쓰다듬던 아내








나에겐 당신뿐입니다.

삶이 힘들고 고단에 지쳐
살아갈 용기 없을 때
웃음을 줄 수 있는 이가
당신입니다.

견디기 어려운 난관에
주저앉아 무너질 때
잡아 일으켜 줄 이가
당신입니다.

저문해가 내일을 위해
떠오르려 안간힘을 쓰듯할 때
높은 산을 끌어 내려 줄 이가
당신입니다.

나에겐 오직 당신뿐입니다.
架痕 哲顯





    밥그릇을 쓰다듬던 아내

    제 아내요?
    순하고 착하며 제 말이라면 그냥 무조건 따릅니다.
    그렇게 살아온 세월이 벌써 9년이 되었네요.

    결혼한 날부터 아내는 저에게 존댓말을 씁니다.

    “당신은 제 반쪽이에요.
    제 인생을 맡긴 소중한 사람에게
    어떻게 반말을 할 수 있겠어요?
    남편을 공경해야죠.”라고 말하곤 합니다.

    유난히도 둔한 저는 그냥
    당연한 것처럼 여기며 살았습니다.
    세상 다른 부부들도 다 그렇게 사는 줄 알았습니다.

    모임에서 어떤 부부들이 아내의
    존댓말에 대해 고개를 갸웃거리면
    “우리 집사람은 원래 그래!
    존댓말이 편한가 봐!”
    그냥 뜻 없이 대답해주곤 했죠.

    그런 아내가 언젠가부터 기이한 행동을 보입니다.
    사기로 된 공기에 밥을 퍼 담을 때마다
    그릇 가장자리를 쓰다듬습니다.

    그 행동은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식사 때마다 계속되었습니다.
    어느 날 아내가 아파서 몇 년 만에 설거지를
    하겠다고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그런데 밥그릇 하나가 이가 빠져서
    거칠거칠한 게 만져지더군요.
    아주 조금 깨져서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손으로 만지면 까칠한 감촉이 느껴지는 그 그릇!

    깨진 그릇에 담은 밥을 남편에게 줄 수 없었던
    아내는 그릇을 골라내느라 밥을 퍼 담을 때마다
    가장자리를 쓰다듬었던 것입니다.
    깨진 그릇에 담긴 밥은 항상
    자신이 먹었던 것이지요.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아내의 사랑이 뼈 속 깊이 밀려왔습니다.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아내를 위해
    제가 한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알량한 몇 푼 벌어다 주는 것이 무슨 벼슬인 냥
    빨래나 청소 한번 제대로 해준 적 없고
    그 흔한 여행 한번, 분위기 있는 외식 한번
    제대로 시켜준 적 없는 모자란 남편이지만
    그래도 저를 위해 밥 한 그릇에도
    그리 정성을 들였던 것입니다.

    알뜰하고 속 깊은 제 아내, 참 예쁘죠?
    아내자랑 하면 팔불출이라고 하던데…….
    끝끝내 이글을 쓰고 말았습니다.^^


    - 그리움 -



      아내의 배려와 사랑을
      너무나 당연시 하고 있지 않나요?
      한 번 더 웃어주고
      조금만 더 신경 써주면
      아내는 날마다 웃습니다.

      - 아내에게 웃음을 안겨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