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SNS 이용 백서, 좋은 예 나쁜 예

사랑의고향길 2013. 10. 17. 05:14

SNS 이용 백서, 좋은 예 나쁜 예

SNS 이용 인구 3천만 시대. 멀리 떨어져 있는 친구에게 안부를 전하고 새로운 소식을 빠르게 접하는 데 SNS만큼 편리한 게 없다. 하지만 SNS 이용이 보편화되면서 좋은 점만큼이나 많은 역기능이 나타나고 있다. 오죽하면 'SNS 허세'와 같은 신조어까지 등장했을까. 그래서 SNS를 이용하는 이들의 유형별로 각종 호감 대 비호감 사례를 뒤져보았다.

허세형

SNS 허세에 대한 정의는 다음과 같다. '다른 사람들을 의식해 자신의 삶을 과장되게 SNS라는 공간에 올리는 일종의 허세를 일컬음.' 영국의 한
여론조사 기관이 여성 2천여 명을 대상으로 소셜 미디어에서의 거짓말 빈도수를 조사한 결과, 4분의 1에 가까운 사람이 한 달에 1~3회가량 SNS에서 자신의 삶에 대해 과장하거나 거짓말을 한다고 답했다.

프로필에 '
카카오톡에 들어올 시간도 없음'(그럼 이건 언제 들어와서 쓴 거지요?)이라고 적는다거나, 우는 사진 셀카(눈물이 날 때 달려가 핸드폰을 집어 들고 셀카를 찍다니!), 병실에 누워 링거를 맞으며 눈을 감고 셀카를 찍은 모 연예인의 경우도 모두 허세형에 속한다.

때때로 어려운 책의 한 구절을 인용하거나 제2외국어 문장을 써놓는 등 아는 척 표현하는 허세도 있다. 이런 허세는 개그와 풍자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데, 하일권 작가의
네이버 웹툰 「목욕의 신」에는 이를 풍자한 캐릭터 '신허세'가 등장해 인기였다.

그는 목욕탕에서 때밀이로 일하면서도 블로그에 늘 허세 가득한 글을 올린다. 있는 대로 폼을 잡고 찍어 올린 사진 아래에 영어를 나열하지만 스펠링은 전부 틀린 것.

그리고 댓글 수는 늘 "0"이다. 이렇듯 허세 글에는 대개 댓글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스스로 멋지다고 생각하며 신경 써 올린 글에 댓글이 달리지 않는다면 바로 내가 이런 유형이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볼 일이다.

징징형

얼마 전 뮤지컬 배우 B 씨가 공연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인회 싫어. 공연 끝나고 피곤한데 방긋 미소 지으며 '재미있게 보셨어요? 성함이?' 방실방실, 얼굴 근육에 경련 난다"는 글과 함께 출연 중인 동료 배우와 찍은 사진을 올렸다.

이는 곧 사람들의 비난을 샀고, 논란이 일자 그녀는 즉각적으로 사과했다. 하지만 결국 출연 중인 뮤지컬에 6회 출연 정지라는 결과를 불러오고 말았다.

사적인 공간에서 개인 감정을 토로하는 것이 그렇게 큰 잘못인가 반박할 수도 있겠으나, 다수에게 오픈된 공간인 SNS에서 부정적 언급을 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특히 일과 관련된 부분에서 개인적인 견해를 적을 때는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피해가 갈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불만형

불만이 많은 사람을 좋아할 이는 없다. 이는 SNS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불만을 SNS상에 이야기하면 갈등이 있던 당사자는 마치 그 사람이 다른 사람들에게 고자질한 것과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이름을 말하지 않더라도 정황상 누구인지 다 알 수도 있고, 읽는 사람에게 "나에게 하는 이야긴가" 하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응원형

SNS를 이렇듯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이유는 SNS가 서로 소통하는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SNS에서 소외감과 고립감을 느끼는 경우가 언제인가'를 조사해보면 '좋아요' 또는 '댓글이 없을 때'라고 한다.

이를 반대로 생각하면 댓글과 좋아요는 서로 간에 감정을 나누는 통로가 된다는 이야기. 혹자는 자신이 올린 글에 댓글이 많을수록 세상과 자신이 연결되어 있음을 느낀다고 한다.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하고, '좋아요'는 찌그러진 풍선 같은 마음에 바람을 불어넣어준다. 내가 누른 좋아요와 칭찬의 말 한마디가 부메랑이 되어 다시 나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기억하자.

일기형

하루의 일과를 소상하고 낱낱이 밝히는 유형. 하지만 자신의 사진을 많이 올리면 인간관계가 나빠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아이의 일상을 빠짐없이 올리는 '육아일기형' 역시 비호감의 대상이다.

오죽하면 페이스북에 올린 아이 사진을 애완동물이나 음식 사진으로 바꿔주는 언베이비닷미(Unbaby.me) 같은 앱이 나왔을까(심지어 이 앱에 '좋아요'를 누른 이가 100만 명이 넘는다)! 그러나 이는 수위 조절의 문제다.

비호감을 사는 것은 너무 모든 것을 시시콜콜 알리는 데 있다. 남의 아이라도 아이는 귀엽지만 아이가 아침에 밥 잘 먹고 저녁에 황금 똥을 눈 이야기까지 알고 싶지는 않다는 이야기다.

일기형의 또 다른 문제는 개인 생활이 너무 많이 노출된다는 것이다. 자녀의 일거수일투족을 SNS에 올리는 이들을 셰어런츠(sharents, 'share'와 'parents'의 합성어)라 하는데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이는 아이에게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한다.

SNS를 조금만 살펴보면 재정 상태가 가늠되고 아이의 동선이 파악되기 때문에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울형

"사는 게 싫다." "되는 일이 없다." 이런 글을 읽고 느껴지는 것은 무엇인지. 말에는 에너지가 있어 그 감정이 읽는 사람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최근 한 지인이 "페이스북에 우울해 못 견디겠다며 올린 글을 보니, 그가 버린 감정의 쓰레기통을 그대로 뒤집어쓴 것 같아 덩달아 우울해지더라"는 말을 전해왔다.

누구나 때때로 사는 게 지치고 힘들 때가 있다. 이런 때는 공감과 함께 위로받고 싶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우울의 원인도 모른 채 그저 짜증나는 기분을 그대로 읽게 되는 사람들은 그 감정에 공감하기 어렵다.

정보형

홍보대행사 대표 S 씨는 업계 소문난 마당발이자 파티 퀸이다. 새로 론칭한 브랜드 행사장, 맛있다고 소문난 레스토랑, 핫한 클럽 파티에는 어김없이 그녀가 있다.

그리고 그녀의 페이스북에는 늘 최신 소식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된다. 아니, 이것이 자랑형과 무엇이 다른가 싶겠지만, 한 끗 차가 호감과 비호감을 가른다.

그녀의 글은 사진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늘 정보가 담긴다. "나, 오늘 이거 먹었다"에서 끝나지 않고 맛집에 대한 정보와 요리에 대한 스토리, 때로는 궁금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함께 실린다.

한 요리 선생님의 페이스북 역시 인기인데, 그녀는 매일 아침 날씨에 따라 자신의 소소한 일상 이야기와 함께 날씨에 어울리는 요리 레시피를 전한다. 이렇게 다양한 정보를 전하는 글은 공감과 '좋아요'를 이끌어낸다.

자랑형

지난 1월 독일의 한 연구진이 페이스북 이용자 가운데 30%가 페이스북을 사용한 이후 기분이 나빠진다고 한 조사 결과를 전했다. 이는 상대방의 성공적인 이력, 환상적인 휴가와 같은 생활을 보면서 자신의 상황과 비교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매일 저녁 상다리가 휘어져라 대접받은 9첩 반상 사진, 특별한 날도 아닌데 선물 받은 명품 백, 별다른 설명 없이 유명인과 찍은 "○○와 함께♥"류의 글을 매일같이 올린다면 당신은 부러움의 대상이기보다 비호감이 될 확률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