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스페셜100선

43 석굴암 불상에도 색을 칠했다

사랑의고향길 2013. 9. 28. 19:02

석굴암 불상에도 색을 칠했다 
만약 석굴암에 색이 칠해져 있었다면 석굴암은 소박하고 온화한 아름다움이 아닌 전혀 다른 아름다움으로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우리 미술사를 다시 써야 할지도 모른다. 역사스페셜이 석불채색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1. 채색된 마애삼존불
마애삼존불은 자연 전리된 자연암반에다가 그대로 삼존불을 새긴 것이다. 그런데 99년 5월 탁본을 위해 수천년동안 쌓인 먼지를 제거하고 씻으니, 마치 가는선으로 그리듯 조각되어 있는 부처와 보살의 몸 곳곳에 붉은색이 희미하게 퍼져있었다. 간혹 연두계열도 보였다. 삼존불 옆의 선명한 연꽃무늬도 예외가 아니었다.
2. 또 다른 채색 불상
사실 석불이 채색되어있다는 것은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그렇다면 불교가 중국에서 우리나라를 거쳐 일본으로 전해졌다는 사실을 놓고 볼 때 우리 석불에도 색을 칠했을 가능성은 더욱 짙어진다. 그렇다면 석굴암을 비롯한 또 다른 석불에도 색의 흔적이 남아있는 것은 아닐까. 여러 석불들을 직접 살펴보았다.
3. 채색의 흔적인가, 자연현상인가
석굴암에 남아있는 색은 대부분이 붉은색이다. 지질학적으로 화강암은 자연적인 변화에 의해 붉은색으로 변할 수도 있다. 따라서 대부분 발견된 석불의 채색흔적이 붉은색임을 감안한다면 이것은 자연적 변화라고도 할 수도 있다. 직접 확인하기 위해 남산을 다시 찾았다.
4. 채색기술
태안 마애삼본불의 왼쪽 어깨부분에 넓게 퍼져있는 붉은색을 보면 붉은색 주변에 하얀 색의 테두리가 있다. 바로 석회를 바르고 그 위에 붉은 색을 덧입힌 모습이다. 이 석회의 흔적은 당시 채색기술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단서이다.
5. 채색을 한 이유
불상에 색을 입히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작업이었지만 그 당시에 성행했던 작업이다. 석불의 채색은 제작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흠집을 가릴 뿐만 아니라 숭배의 대상으로 손색이 없도록 하기위한 종교적인 의식의 한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6. 채색의 전통이 끊긴 이유
색을 칠한 뒤에서 석불은 비로소 숭배의 대상으로 생명력을 갖게 된다. 하지만 중국과 일본과는 달리 지금껏 우리는 석불 채색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그 전통도 이어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조선시대에 채색의 전통이 끊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선시대는 숭유억불정책으로 인해 불교가 설 자리를 잃어가던 시대였다.
7. 석굴암의 원래 모습
현재 석굴암 본존불에 남아있는 채색의 흔적은 입술의 붉은색 뿐이다. 그리고 일제시대 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는 색이 입술의 붉은색과 함께 등 뒤에 남아 있었다는 녹청색이다. 역사스페셜은 채색의 원형이 지켜지고 있는 고려불화와 불경 기록등을 근거로 석굴암 본존불에 색을 입혀보았다. 석굴암에 채색이 되어 있었다면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