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굴암 불상에도 색을 칠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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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석굴암에 색이 칠해져 있었다면 석굴암은 소박하고 온화한 아름다움이 아닌 전혀 다른 아름다움으로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우리 미술사를 다시 써야 할지도 모른다. 역사스페셜이 석불채색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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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채색된 마애삼존불 |
마애삼존불은 자연 전리된 자연암반에다가 그대로 삼존불을 새긴 것이다. 그런데 99년 5월 탁본을 위해 수천년동안 쌓인 먼지를 제거하고 씻으니, 마치 가는선으로 그리듯 조각되어 있는 부처와 보살의 몸 곳곳에 붉은색이 희미하게 퍼져있었다. 간혹 연두계열도 보였다. 삼존불 옆의 선명한 연꽃무늬도 예외가 아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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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또 다른 채색 불상 |
사실 석불이 채색되어있다는 것은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그렇다면 불교가 중국에서 우리나라를 거쳐 일본으로 전해졌다는 사실을 놓고 볼 때 우리 석불에도 색을 칠했을 가능성은 더욱 짙어진다. 그렇다면 석굴암을 비롯한 또 다른 석불에도 색의 흔적이 남아있는 것은 아닐까. 여러 석불들을 직접 살펴보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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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채색의 흔적인가, 자연현상인가 |
석굴암에 남아있는 색은 대부분이 붉은색이다. 지질학적으로 화강암은 자연적인 변화에 의해 붉은색으로 변할 수도 있다. 따라서 대부분 발견된 석불의 채색흔적이 붉은색임을 감안한다면 이것은 자연적 변화라고도 할 수도 있다. 직접 확인하기 위해 남산을 다시 찾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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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채색기술 |
태안 마애삼본불의 왼쪽 어깨부분에 넓게 퍼져있는 붉은색을 보면 붉은색 주변에 하얀 색의 테두리가 있다. 바로 석회를 바르고 그 위에 붉은 색을 덧입힌 모습이다. 이 석회의 흔적은 당시 채색기술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단서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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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채색을 한 이유 |
불상에 색을 입히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작업이었지만 그 당시에 성행했던 작업이다. 석불의 채색은 제작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흠집을 가릴 뿐만 아니라 숭배의 대상으로 손색이 없도록 하기위한 종교적인 의식의 한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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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채색의 전통이 끊긴 이유 |
색을 칠한 뒤에서 석불은 비로소 숭배의 대상으로 생명력을 갖게 된다. 하지만 중국과 일본과는 달리 지금껏 우리는 석불 채색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그 전통도 이어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조선시대에 채색의 전통이 끊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선시대는 숭유억불정책으로 인해 불교가 설 자리를 잃어가던 시대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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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석굴암의 원래 모습 |
현재 석굴암 본존불에 남아있는 채색의 흔적은 입술의 붉은색 뿐이다. 그리고 일제시대 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는 색이 입술의 붉은색과 함께 등 뒤에 남아 있었다는 녹청색이다. 역사스페셜은 채색의 원형이 지켜지고 있는 고려불화와 불경 기록등을 근거로 석굴암 본존불에 색을 입혀보았다. 석굴암에 채색이 되어 있었다면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